주거

베트남 집 구하기, 계약 전에 이것만은 확인하세요 (호치민 월세 시세 포함)

매물 찾는 법부터 집 볼 때 체크할 것, 그리고 순식간에 100~200만 원이 날아가는 계약 사고 3가지까지. 호치민에서 직접 집을 구하며 정리한 내용입니다.

층마다 발코니가 있는 고층 아파트 외관

저희 부부도 월세 계약이 끝나갈 때마다 집을 보러 다니는데, 다닐 때마다 놀랍니다. 월세도 많이 올랐지만, 그보다 “이걸 몰랐으면 순식간에 100만 원, 200만 원이 그냥 날아갔겠다” 싶은 순간들이 계속 나와서요.

베트남에서 집을 구하는 건 한국과 절차도, 봐야 할 것도 꽤 다릅니다. 오늘은 매물 찾는 방법부터 집 볼 때 체크할 것, 그리고 실제로 벌어지는 계약 사고 유형까지 정리하겠습니다.

매물은 어디서 찾나

믿을 만한 현지 공인중개사를 소개해줄 지인이 있다면 제일 좋습니다. 그런 연줄 없이 맨땅에서 시작한다는 가정으로 정리해볼게요.

① 벗동산닷컴 (batdongsan.com.vn)

베트남 최대 규모의 부동산 플랫폼입니다. 저희도 씁니다.

  • 장점: 지역·예산·옵션으로 필터링이 되고, 매물 수가 압도적입니다
  • 단점: 베트남어 페이지고 영어 지원이 없습니다. 크롬 번역 기능을 쓰셔야 하고, 중개인도 영어를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허위 매물도 있는 편입니다

베트남어를 모르셔도 번역 기능으로 전체적인 시세를 파악하는 정도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② 현지 한인 부동산

네이버에 “호치민 월세” 식으로 검색해서 블로그를 보고 연락하는 방식입니다.

  • 장점: 한국어로 소통되고, 안전한 지역을 추천받을 수 있습니다. 계약할 때도 여러모로 편합니다
  • 단점: 제시하는 매물이 로컬 부동산 대비 비쌀 수 있고, 특정 지역에 한정될 수 있습니다

③ 제가 권하는 조합

벗동산닷컴으로 시세를 먼저 확인하고, 그 가격대로 한인 부동산에 찾아달라고 요청하는 방식입니다.

한인 부동산은 현지 부동산과 연결돼 있어서 맞는 시세를 찾아줄 가능성이 높고, 설령 못 찾더라도 “그 가격엔 어렵습니다” 같은 현실적인 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시세를 모르고 가면 부르는 대로 듣게 됩니다.

④ 그 밖에

  • DOMDOM: 최근 나온 부동산 앱입니다. 저는 써본 적이 없어서 “이런 것도 있다” 정도로만 말씀드립니다
  • 에어비앤비: 1달 정도 단기라면 결제도 편하고 후기도 볼 수 있어 가장 편리합니다. 다만 베트남 법이나 아파트 규정을 위반하며 운영하는 불법 렌트가 있어서 검증이 필요합니다

호치민 월세, 실제로 얼마인가

월세는 지역별·아파트별로 편차가 워낙 커서, 저희가 알아본 기준을 밝히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기준: 호치민 7군 한인타운 인프라를 누릴 수 있는 위치 / 부부 2인이지만 재택근무 때문에 방 2개 이상, 20평대 / 헬스장·수영장 같은 커뮤니티 시설이 있는 준신축 이상

구간월세 (동)비고
저렴한 편1,800만~1,900만 동이 아래는 찾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대단지·신축2,200만~3,000만 동조건이 붙으면 현실적으로 이 구간

이 시세는 2025년 초에 직접 알아본 기준입니다. 그 뒤로도 계속 오르고 있어서, 지금 예산을 짜신다면 여기서 더 잡으셔야 합니다. 특히 프라임 지역은 상승폭이 더 가팔랐습니다.

왜 계속 비싸지나

  • 부동산 개발 인허가 과정의 제약이 많아 호치민 지역 신규 아파트 공급이 부족합니다
  • 반면 인프라를 갖춘 곳에 대한 외국인 수요는 늘고 있습니다
  • 회사에서 주거비 지원이 나오는 경우가 많아, 집주인이 높은 값을 불러도 그게 받아들여집니다

마지막 항목이 은근히 큽니다. 주재원 수요가 시세를 끌어올리는 구조라, 자비로 사는 사람은 그 가격을 따라가게 됩니다.

로컬 지역에 살면 싸지 않나요

“눈을 좀 낮춰서 로컬 생활에 맞추면 훨씬 싸지 않냐”는 말씀을 많이 듣습니다. 맞습니다. 다만 외국인이 일하면서 살기엔 불편한 점이 큽니다.

  • 기본 시설(에어컨, 온수기, 엘리베이터)이 부족하거나 노후된 경우가 많습니다
  • 치안 차이가 있습니다. 외국인 밀집 지역 아파트는 경비원, CCTV, 카드키 시스템이 갖춰져 있습니다
  • 주변 생활 인프라와 소음 문제도 차이가 납니다
  • 회사 출퇴근 차량이 로컬 지역까지 들어가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단기 여행자가 아니라 장기 거주라면 편안하고 안전한 환경이 결국 필수가 됩니다. 게다가 개발도상국에 살기로 했다면 오히려 더 나은 환경을 기대하고 오시는 분들이 많죠. 그래서 비싸더라도 이쪽에 사는 겁니다.

집을 볼 때: 한국과 다르게 봐야 할 것

임대료, 입주 가능일, 하자, 수압처럼 한국에서도 보는 건 당연히 꼼꼼히 보시고요. 베트남에서 특히 다른 것들입니다.

1) 향(向): 한국과 정반대입니다

한국에선 햇살 잘 드는 남향을 선호하죠. 호치민에서는 남향이 최악입니다.

남향에 살면 하루 종일 강한 태양광을 받습니다. 에어컨을 틀어도 집 전체 온도가 잘 안 내려갑니다. 서향도 오후 내내 덥고요.

저도 처음에 14층 남서향 집에 살았는데 정말 찜통이었습니다. 그때는 향보다 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전망 좋은 집을 골랐거든요. 그런데 살아보니 뷰고 나발이고, 집이 너무 더우면 하루 종일 커튼 치고 살게 되더군요.

결론적으로 호치민에서는 아침 햇살만 받는 동향, 또는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는 북향이 오히려 시원하고 선호됩니다. 남향이라면 최소한 해를 가려줄 건물이 있어야 하고요. 1년 내내 더운 베트남 도시들은 대체로 마찬가지입니다.

하노이는 예외입니다. 사계절이 있어서 겨울엔 습도가 높고 비도 잦고 곰팡이가 핍니다. 제가 하노이에 잠깐 살 때 겨울옷에 실제로 곰팡이가 펴서 매번 닦았어요. 그래서 하노이에서는 북향이 선호되지 않고, 남향도 여름엔 더워서 동향이 인기라고 들었습니다.

💡 가장 해가 쨍쨍한 오후 1~2시에 집을 보러 가보세요. 그때 집이 얼마나 찜통이 되는지 직접 느껴보면 판단이 섭니다.

제가 부동산 전문가는 아니고, 10년 넘게 살아보니 이렇더라 하는 정도로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옵션: 누구 물건인지 확인하세요

한국 전월세와 달리 풀옵션·반옵션으로 나오는 집이 많습니다. 그런데 풀옵션이라도 집주인 물건이 아니라 이전 세입자 물건인 경우가 있습니다.

가구, 전자레인지, 수납장처럼 애매한 것들이 누구 것인지 반드시 확인하세요. 그리고 풀옵션이라는데 없는 가구가 있다면 추가 설치가 가능한지 미리 물어보셔야 합니다.

3) 돈: 세 가지를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항목확인할 것
보증금보통 월세의 1~2개월치
납부 주기1개월·2개월·3개월·6개월에 한 번 등 집주인과 협의하기 나름
관리비별도인 경우가 많습니다. 월세만 보고 예산 짜면 어긋납니다

4) 입주청소와 하자 수리

입주청소를 해주는지, 발견된 하자를 고쳐주는지 계약 전에 확인하세요. 들어간 뒤엔 협상력이 사라집니다.

실제로 벌어지는 계약 사고 3가지

여기부터가 돈이 걸린 부분입니다.

① 계약금 사기

일부 중개인의 이중 계약(여러 사람과 계약), 그리고 집주인이 아닌 사람이 집주인 행세를 하며 계약금을 받아가는 경우입니다. 실제로 벌어지고 있고 피해 사례도 들려옵니다.

언어도 언어지만 법적인 문제를 잘 몰라서 부동산에 전부 맡겨버리는 외국인이 더 쉽게 당합니다.

예방법

  • 집주인을 직접 만나는 게 가장 좋습니다
  • 어렵다면 신분증과 집 매매 계약서를 확인하고, 집주인 본인 계좌로 계약금을 이체하세요
  • 계약금 납부 후 반드시 영수증을 받고, 그 내용을 계약서에 기록하세요

한국에서 전월세 계약할 때 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그걸 여기서도 똑같이 하시면 됩니다.

② 보증금을 안 돌려주는 문제

집주인이 “비품 손상”이나 “청소 미흡”을 이유로 보증금 반환을 거부하거나 미루는 경우입니다. 역시 외국인이 당할 가능성이 높고,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솔직히 10년 넘게 산 저희 부부도 이 위험에는 늘 노출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집주인이 작정하면 막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가능성을 낮추는 방법은 있습니다.

  • 입주할 때 비품 리스트를 작성하고 사진이나 영상으로 증거를 남기세요
  • 계약서에 퇴거 시 보증금 반환 조건을 명확히 적으세요
  • 퇴거 점검 때 집주인 또는 중개사와 함께 비품 상태와 하자를 확인하세요

③ 갑자기 나가라고 하는 경우

베트남은 돌려줄 보증금 액수가 작다 보니, 집주인이 일방적으로 나가라고 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시세가 올라 더 받고 싶어서, 혹은 본인이 살겠다고 해서요.

예방법은 계약서에 조항을 넣는 것입니다. 퇴거 통보 기간을 최소 30일로 잡고, 페널티 조항을 함께 넣으세요.

참고로 저희 예전 계약서를 보니 이렇게 돼 있었습니다: 보증금 2개월치를 돌려주고, 거기에 더해 2개월치 임대료를 배상한다.

정리하면

  • 벗동산닷컴으로 시세를 확인하고, 그 가격대로 한인 부동산에 요청하세요
  • 호치민에서는 남향을 피하고, 오후 1~2시에 집을 보러 가세요
  • 풀옵션 물건이 누구 것인지 확인하세요
  • 관리비가 별도인지 확인하세요
  • 계약금은 집주인 계좌로, 영수증은 계약서에 기록
  • 입주 시 비품 사진, 계약서에 퇴거 통보 30일 + 페널티 조항

여기까지만 기억하셔도 집 구할 때 시행착오는 크게 줄어듭니다. 혹시 겪으신 경험담이나 꿀팁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다음 글에 반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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